목성의 앞뒤를 따라 태양을 도는 소행성 무리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목성 트로이 소행성은 태양계 초기에 만들어진 물질을 간직한 시간 캡슐로 여겨집니다. 두 무리의 위치와 루시 탐사선의 관측 방식, 탐사가 태양계의 기원을 밝히는 데 보탤 단서를 알기 쉽게 살펴봅니다.

1. 목성 트로이 소행성은 어디에 있을까
목성 트로이 소행성은 목성과 같은 궤도를 따라 태양을 공전하는 작은 천체들입니다. 목성 바로 옆에 붙어 도는 것은 아닙니다. 목성보다 궤도 앞쪽과 뒤쪽에 각각 무리 지어 있으며, 두 무리는 태양과 목성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라그랑주점 주변에 머뭅니다.
라그랑주점은 두 천체의 중력이 함께 작용해 작은 물체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있을 수 있는 자리입니다. 목성 궤도 앞쪽의 L4와 뒤쪽의 L5가 트로이 소행성 무리의 중심에 해당합니다. 마치 달리는 목성 앞뒤에 같은 속도로 따라가는 두 떼의 작은 동행자들이 있는 모습입니다.
이 천체들은 화성과 목성 사이의 주 소행성대와 달리 목성 궤도에 묶여 있습니다. NASA는 트로이 소행성의 수가 주 소행성대 천체 수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합니다. 크기는 대체로 작지만, 태양계 형성 초기에 남은 재료일 가능성이 있어 행성과 다른 작은 천체들이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알려주는 단서가 됩니다. 같은 궤도를 공유한다는 말은 경로가 완전히 겹친다는 뜻이 아니라 목성과 공전 주기가 비슷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멀리 떨어진 이 소행성들을 찾아가려는 탐사선은 무엇을 밝히려는 걸까요?
2. 루시 탐사선이 떠난 까닭
루시는 2021년 발사된 NASA 탐사선으로, 목성 트로이 소행성을 가까이서 조사하는 첫 임무입니다. 태양계 바깥 행성들이 만들어질 때 남은 물질이 트로이 무리에 보존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을 연구하면 태양계 초기의 재료와 형성 과정을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탐사선 이름은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초기 인류 조상 화석 ‘루시’에서 왔습니다. 화석이 인류 진화의 단서를 제공했듯, 소행성 탐사도 태양계의 과거를 읽는 데 도움을 주길 바라는 뜻이 담겼습니다. 루시는 한 천체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대상을 차례로 지나며 비교 관측을 합니다.
루시는 소행성 주위를 도는 궤도선이 아니라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플라이바이 방식으로 관측합니다. 플라이바이는 탐사선이 천체 가까이를 통과하며 카메라와 분광 장비로 표면과 성분을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여러 소행성을 방문하면 크기와 표면, 위성 유무를 같은 장비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발사 이후 루시는 주 소행성대의 딘키네시(Dinkinesh)와 도널드요한슨을 차례로 지나 장비와 운항을 점검했습니다. 이 과정은 본격적인 탐사에 앞서 항법과 관측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실전 연습이기도 했습니다. NASA의 현재 계획에 따르면 목성 트로이 소행성 탐사는 2027년부터 시작될 예정입니다.
3. 여러 소행성을 비교해 얻을 단서
루시의 주요 목표는 목성 궤도 앞쪽 무리와 뒤쪽 무리에 있는 트로이 소행성들입니다. 표면 모양과 색, 반사하는 빛의 특징을 조사하면 천체가 어떤 물질로 이루어졌는지 추정할 수 있습니다. 분광 관측은 천체가 반사하거나 흡수하는 빛을 파장별로 나누어 성분을 알아보는 방법입니다. 표면을 직접 채취하지 않아도 물질의 단서를 얻을 수 있는 셈입니다.
또한 크기와 질량을 비교하면 밀도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밀도는 같은 부피에 물질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나타내므로, 얼음이나 빈 공간이 많은 천체와 암석이 조밀한 천체를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일부 트로이 소행성은 작은 위성과 짝을 이루거나 두 천체가 맞닿은 형태일 수 있습니다. 이런 구조를 관측하면 천체가 충돌과 파편 결합을 거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트로이 소행성이 모두 같은 장소에서 태어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의 궤도 분포는 태양계 초기 행성들이 이동하고 중력으로 서로 영향을 주는 동안 먼 지역의 천체들이 포획되었을 가능성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루시가 두 무리의 여러 소행성을 비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서로 다른 대상을 나란히 살펴야 공통점과 예외를 구별하고, 태양계 형성 시나리오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4. 마무리
목성 트로이 소행성은 목성 궤도의 앞뒤에 자리한 두 무리의 작은 천체이며, 라그랑주점 주변에서 태양을 함께 돕니다. 이들은 행성이 만들어지고 이동하던 태양계 초기의 물질을 간직했을 가능성이 있어 중요한 연구 대상입니다. 루시는 여러 소행성을 차례로 지나며 표면과 성분, 크기와 밀도를 비교하고, 2027년부터 본격적인 트로이 탐사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 임무의 의미는 먼 소행성의 사진을 더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천체의 흔적을 비교하면 태양계가 중력과 이동이 오랜 시간 맞물리며 형성된 체계였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작은 천체 하나하나가 태양계 역사의 조각이라면, 여러 조각을 직접 비교하는 일은 우리가 사는 행성계의 시작을 더 입체적으로 그리는 과정입니다. 먼 천체를 연구하는 일이 지구와 행성의 기원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앞으로 루시가 보내올 관측 자료가 태양계의 과거를 설명하는 데 어떤 단서를 보탤지 기대됩니다.
자료: [NASA 루시 임무 개요], [루시 임무 자주 묻는 질문], [도널드요한슨 소행성 근접 비행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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